summer

copyright summer
design by. refresh

 

사고는 저번 주에 보험사에서 전화와서 합의로 마무리 하였다.

기사님이 병원 한달은 다니라고 신신당부하였는데 마감도 있고 이래저래 전화 자꾸 받는것도 귀찮고 가뜩이나 마감만으로도 미칠 것 같은데 따로 신경써야 할 일이 하나라도 더 있는게 싫었다..

 

사고 당시 태도가 열받고 괘씸해서 최대한 늦게늦게 합의하려고 하는 마음이 없던 것도 아니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그런것들도 다 귀찮더라고...

 

사고 당일은 멀쩡한 듯 했는데 그 다음날부터 몸 전체가 몸살난것처럼 아파서 한 나흘은 끙끙 앓았던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고개 돌리다가 모가지에 담같은 근육통때문에 황천갈 뻔한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여... 손목부터 시작해서 허리 골반 갈비뼈 척추 온 몸의 뼈가 이렇게 많은지 몸소 알게되었다.. 지금도 뒷목은 아직도 아프다ㅠ-ㅠ 이거 찜질하면 좀 나으려나.. 

 

물리치료는 보름정도 다닌 듯... 보름 좀 넘게? 정형외과 주차장 무지 좁고 헬이라서 꾸역꾸역 다니면서도 승질이.. 아무튼 합의하고 보험금 들어온 거 확인했는데 돈받고나니까 더 기분이 구려졌다.. 물론 적은 돈은 아니지만... 액수의 문제가 아니고 선량하게(?) 갈길가던 남 뒷통수를 납작만두로 만들어놓고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이 돈만 주면 끝이야?!!라는 억울함과 한스러움에... 그냥 보험금 필요없으니 나도 한번 뒷통수 차로 들이박는 걸로 끝내자고 하고싶은 충동이 올라왔다.. 이걸로 내가 겪은 그지같은 며칠이 전부 정리된다는 것이 억울하기도 하고 화딱지도 나고 그랬다... 으흑흑흑ㅜㅠ 뭔가 진 거 같은 느낌... 시밤 결국 다친 사람만 손해자너.. 

 

일일구 처음 타본 소감은 생각보다 차가 겁나게 흔들린다는 것이다... 빨리 달려서 그런지 진짜 무슨 카트탄 것처럼 흔들리고 길바닥의 요철이 느껴짐...

 

지금에서야 쓰지만 들것에 실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택시 기사님의 어드바이스도 그렇고 내가 알고 지낸 사람들의 경험담과 인터넷을 떠도는 교통사고 대처 요령과 합의 요령 등등이 머릿속을 주마등처럼 촤라락 스쳐지나가면서 좀 심각한 척(?)을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순간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사고 당일에도 썼지만 당일엔 진짜 어디가 아픈지도 몰랐다!! 당일이 제일 괜찮았다. 뒷통수가 진짜 반이 날아간것같은 기분이 들면서 감각이 없는 것만 제외하면, 뭔가 몸이 정상 컨디션이 아닌 건 분명하고 어딘가 확실히 이상한데 어디가 이상한지는 잘 모르겠는 것만 제외하면! 멀쩡했다. 뒷통수 빼면 지속적인 고통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코피가 터지기 직전처럼 머리가 핑핑 돌고 약간 토할거같기도 하면서 좀 어지러웠지만 내 발로 걸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원래 교통사고는 후유증이 더 무섭다고 하니까 좀 더 아픈 듯한 액션을 취하는 게 좋을려나?! 그래야 되는건가?! 근데 그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뭐가 아파야 아픈 티를 내지 막 끄악 할 정도로 아프진 않은데?!! 정신없는 와중에도 머릿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갈등이 되었다... 일단 만일을 대비해 아픈 감정(?)을 잡고는 있었다..

 

들것에 실려서 일일구에서 내려지자 의료진들이 순식간에 나를 둘러쌌다... 신분증과 간단한 신원파악(?)과 보호자 호출 이야기를 하고... 들것에서 허리를 강제로 받쳐져서(?) 의사(?)로 추정되는 의료진(?)들이 우르르 다가와서 내 어깨나 갈비뼈 허리 등을 꾹꾹 눌렸다.. 욱씬거리긴 했는데 어디가 부러진듯하게 아프지 않았다.. 뼈 뿌러진 적도 있고 근육도 찢어진 적이 있어서 그 느낌만큼은 나 스스로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암튼 여기저기 눌림 당하는데 약간 만득이 된 느낌.. 지금의 슬라임이 있기 전 만득이란 것이 있었는데 그 촉감도 그렇고 뭔가 마취된 것처럼 몸 느낌이 텁텁한 게 내가 딱그게 된 것 같았다. 

 

응급실에서 여러가지 검사 받으면서 느낀 것은.... 자해공갈단이나 보험사기꾼들같은 성취하고자하는 목적이 뚜렷한 프로 나이롱(?) 환자들은 진짜 연기파에 무대체질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멍석 깔아준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의료계 종사자 분덜이 불친절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친절하지도 않은 미지근한 온도로 늘상 있는 일처럼(실제로 그렇고) 무미건조하고 빠르게 내 부상의 경중을 스캔하며 해부, 분석하는데 도저히 어떤 허튼 수작을 부릴 분위기가 아니었다... 북한에서 혼자 프리스타일 랩 공연하면 그런 느낌일듯 싶었다....

 

요 며칠 집에서 요양하면서 깊은 빡침을 동반한 우울감과 무력감이 나를 감쌌다.. ㅠㅜ